SUNNY SIDE BOX는 전깃줄만이 하늘을 가리는 녹음 가득한 대지 위에 자리해 있다. 이곳은 2대째 영화 의상 관련 일을 하는 건축주가 거주하는 공간으로 이전에는 의상 일을 하는 어머니 혼자 지내시던 주택이었다. 50:50의 비율로 의상 창고와 주거 공간으로 나뉘었던 이곳은 대를 이을 건축주와 그의 직원들이 함께 입주하게 되면서 일터로, 혹은 쉼터로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필요했다. 스타시스의 한선희 디자이너는 건축주의 어머니부터 건축주까지 109년의 시간과 앞으로 영화 의상에 집중하게 될 그들의 인생이 SUNNY SIDE BOX에 고스란히 새겨지기를 바라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업무 공간이자 주거 공간인 SUNNY SIDE BOX는 1년 365일 쉴 새 없이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복합 공간이기에 쾌적한 환경이 필수다. 그에 비해 이전의 공간은 부족한 단열과 빛이 들어오지 않는 구조로 주변의 청정 환경과는 달리 어둡고 침침했다. 옥상에는 낡은 컨테이너 박스가 방치되어 있어 폐가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삭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에 집의 일부를 남향으로 틀고 직원들이 사용하게 될 컨테이너 박스 역시 동일한 방향으로 각도를 변경해 풍부한 채광을 끌어들였다. 변경된 창문의 형태와 컨테이너 박스의 방향으로 기존 사각형의 집과는 달리 유니크한 외관을 보여준다.
모든 설계는 예각의 형태로 이루어져야 했기에 버려지는 공간에 대한 염려가 있었지만 건축주의 흔쾌한 협조로 새로운 시도를 무사히 완공할 수 있었다. 그 결과 1층의 방과 컨테이너 박스가 기존 건물에서 돌출되고 레이아웃과 조화되며 운동감이 느껴지는 주택을 완성했다.
기사 고민주
차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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